나바위성당

주보성인

1906년 성전을 지을 때, 당시 본당신부였던 베르모렐 신부가 인류를 구속하시고 사랑하시는 예수성심께 성전을 봉헌하였으며, 이로부터 예수성심을 본당 주보로 모시고 있다.

“꼬리달린 청인들이 와서 이 성스러운 건축 공사를 하게 되니 촌사람들에게는 이것도 또한 구경이라.재목을 과히 깎음으로 당가신부의 준책을 받고 기둥을 새로 살지움에 땀도 많이 흘리더라.

인유를 구속하시고 사랑하시는 예수성심께 봉헌락성하니 오십여간 이층 성당이 화려웅대한 그 모습을 천하에 나타나게 되니 화산의 영광이오 호남의 자랑이 되기까지의 장신부의 공적도 많거니와 저간의 간고도 얼마일는지 서양속담 ‘집짓기 수난하기’란 말을 몰으는 자도 가히 짐작 할너라.

호남평야에 저 멀리 있는 외교인 들도 이 성전의 성자(聖姿)를 보고 은근히 부르는 종소리에 응하여 사무실 문을 두다리니 부근사방은 공소가 되고 멀리 전라 충청도에 수 많은 성당을 낳아 만민들을 품에 안으시려는 예수 성심께 위안을 드리게 되었다.”

–  화산 천주교회 약사 中 /김후상 신부 著  –

※ 주보성인을 아십니까

어느 본당에 가든지 우리는 그 본당 주보성인의 이름을 만날 수 있다. 서양의 경우 본당 이름을 주보성인의 이름을 따라 부르기도 하고, 교구 내 몇몇 본당도 본당명을 주보성인의 이름을 넣어 짓기도 한다. 성당이나 공동체 등에 주보성인을 정해 그들의 모범을 따르고, 또 그들에게 전구를 청하는 것은 교회의 전통 중 하나다.

주보성인은 신자 개인을 위해 또는 단체나 성당, 어떤 지방, 특별한 직업이나 일을 하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 앞에서 중재하고 보호해주는 수호자로서 수호성인이라고도 한다. 특별히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 공경하는 성인을 각자의 주보로 모시고, 그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곤 한다. 그리고 그 성인들의 삶을 본받아 신앙생활을 하고자 결심하고, 성인의 보호와 도움을 청한다. 주보성인을 선정해 공경하는 신심은 신자들에게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 성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펼친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주보성인 공경의 교리적 근거는 ‘모든 성인의 통공’과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다. 신경에도 고백하고 있는 모든 성인의 통공은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신자들이 상호 간에 기도와 선행으로 도울 수 있다는 교리다. 여기서 신자란 천국의 성인들과 연옥의 영혼도 포함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은 모든 성인의 통공이 “그리스도께 속하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한 교회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결합되있기 때문”이라고 ‘그리스도의 신비체’로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미 성경에도 미카엘, 라파엘, 가브리엘 대천사 등 수호자의 개념이 있어왔다.

교회가 주보성인을 정해 공경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 초부터다. 당시에는 주로 사도들이나 순교자들을 주보성인으로 선정했는데 특히 순교자인 경우 그 무덤이나 유해 위에 성당을 지어 봉헌하고 그 순교자의 이름을 붙였다. 545년 라벤나교회가 미카엘 대천사에게 봉헌되면서 천사들도 주보성인으로 삼게 됐다. 중세기에는 주보성인 공경이 대중화돼 신자들의 주요 신심으로 자리 잡았다.

구약의 인물이나 성인들의 이름을 따 세례명을 짓는 것이 널리 퍼졌고, 세례명으로 선택한 성인을 자신의 주보성인으로 공경하며 기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신심이 됐다. 이 시기에 성인들을 공경하는 정신은 단순히 교회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에도 영향을 끼쳐, 어느 국가나 도시가 어느 성인에게 봉헌되기도 하고, 예술가들은 작품에 성인들의 일생을 담기도 했다. 현재도 주보성인 공경은 주요한 신심이다. 현재 어떤 지역의 주보성인은 그 지역에 속한 성직자나 평신도들에 의해 선정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 주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고, 주보성인이 국제적인 성격을 지닐 때는 교황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가톨릭 신문 2019-01-01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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